'저는 그들의 땅을 지키기 위하여 싸웠던 인디안들의 이야기를 기억합니다. 백인들이 그들의 신성한 숲에 도로를 만들기 위하여 나무들을 잘랐습니다. 매일밤 인디안들이 나가서 백인들이 만든 그 길을 해체하면 그 다음 날 백인들이 와서 도로를 다시 짓곤 했습니다. 한동안 그 것이 반복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숲에서 가장 큰 나무가 백인들이 일할 동안 그들 머리 위로 떨어져 말과 마차들을 파괴하고 그들 중 몇몇을 죽였습니다. 그러자 백인들은 떠났고 결코 다시 오지 않았습니다….' (브루스 개그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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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October 22, 2010

[국문] [참여연대논평] 무기 수출 세계 7위가 과연 바람직한 국가목표인가

* 참여 연대 김희순 간사, 2010년 10월 22일 보냄

논평


무기 수출 세계 7위가 과연 바람직한 국가목표인가
- 수출에도 윤리적 기준이 있어야 한다
- 한국식 군산복합체 육성 전략,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 과잉부실투자 방위산업 대폭 구조조정해야 한다


1. 어제(10/19) 청와대는 ‘2010년까지 방위산업 연간 생산 100억 달러, 연간 수출 40억 달러를 달성하고, 방위산업 수출기업 10개가 세계 100위 안에 진입하도록 하겠다’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는 ‘국방 선진화를 위한 산업발전전략과 일자리 창출’ 방안을 발표하였다. 무기 수출을 국가전략으로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뿐 아니라, 현실에서 이득도 기대하기 힘들다. 만성적인 부실과잉투자 상태인 현재의 방위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는 것이 비현실적이지만, 설사 무기수출국으로 어느 정도 성공한다고 해도 그와 더불어 강화될 군사주의가 한반도의 장래에 가져올 위험과 불이익이 우려된다.

2. 우선, 묻지 않을 수 없다. 왜 무기수출 7위 국가가 되어야 하는가? 우리 젊은이들에게 정부가 제공하고자 하는 ‘매력적인 직장’이 군수산업인가? 왜 살상무기를 전 세계에 수출하고 그것으로 이득을 보는 군사복합체가 경제의 주요 구성부분을 이루는 그런 사회를 우리가 꿈꾸어야 하는가? 미국의 대통령 아이젠하워(Dwight David Eisenhower)는 퇴임연설에서 "미국의 민주주의는 새로운 거대하고 음험(陰險)한 세력의 위협을 받고 있다. 그것은 군산복합체의 위협"이라고 경고하였다. 아이젠하워가 탁월하게 통찰했듯이 군산복합체는 세계 도처에서 위협을 과장하고 무장갈등을 부추기며 그로 인해 발생하는 군사적 긴장을 통해 성장한다. 어떤 면에서는 군사적 위협이 군사복합체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군산복합체가 위기와 군사적 긴장을 재생산하는 경향이 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필경 무기를 수입하여 사용하는 분쟁지역 공동체는 물론, 무기수출국 내부의 민주주의를 갉아먹곤 한다. 참여연대는 결코 정당화하기 쉽지 않은 이러한 전망에 대해 우리사회가 아주 심각하게 토론해야 한다고 굳게 믿는다.

3. 현실적으로도, 국산무기개발을 금과옥조로 여긴 이른바 ‘율곡사업’은 지난 30여 년간 국가적으로는 예산낭비를, 산업적 측면에서는 국가주도의 무기개발 프로젝트에 명줄을 거는 과잉중복투자 상태의 부실하고 방만한 군수산업체들을 괴물처럼 남겨놓았다. 국산무기개발 프로젝트와 이를 담당하는 방위산업의 문제점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생산라인 유지에 연연하여, 계약만 체결될 수 있다면 전문기술이 있건 없건 따내서 인건비 충당하고 보자는 식으로 운영되는 군수업체가 다채로운 메뉴의 최첨단 장비를 매번 하자 없이 양산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가정 자체가 비상식적인 일이다. 원가 부풀리기, 국산화율 부풀리기, 기술력 부풀리기가 일상화되어왔다. 그 때마다 정부는 방위산업 육성이니 국가전략산업 육성이니, 민군겸용기술 개발이니 하는 명분을 달아 미봉책을 만들어내곤 했다. 그 결과는 ‘밑 빠진 독’ 현실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한국 군수산업의 현실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4. 참여연대는 1999년부터 K1전차와 K1A1전차 부품가격과 국산화율 부풀리기에 대한 문제제기, 한국형헬기사업(KHP)과 공격헬기개발사업의 경제적 타당성에 대한 문제제기 등을 통해 ‘방산수출’을 내세운 국산무기개발사업들이 가진 구조적 문제점들에 대해 지적해왔다. 그리고 이번 2010 방위산업청 국감에서도 갈지자로 운행하는 한상국함을 비롯해 K11 복합형 소총, 차기 고속함, 장보고 사업, K12 장갑차, K2 흑표전차 등 국산 K계열 무기개발사업의 문제점들이 총체적으로 드러났다. 이와 같은 방위산업의 문제점을 정부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방위산업 연구개발을 군주도에서 민간주도로 넘긴다는 국방선진화 방안을 논의했을 터이다. 그런데 상황인식과 제시된 목표는 전혀 현실에 부합하지 않는다. 다수 방산기업이 소규모 내수시장을 중심으로 경쟁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방산관련 내수시장규모가 매년 7조원 이상이라면 상당히 큰 규모인데, 여기에만 목매는 소위 ‘방산업체’가 지나치게 많고, 이들 중 상당수가 ‘민군겸용기술’ 운운하면서도 납품이 보장된 무기분야 외의 민수기술시장에서 독자적으로 생존할 만한 분명한 원천기술, 혹은 부품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 문제라면 문제일 터이다. 경제논리만으로도 비용대비 효과가 미미한 산업은 도태하는 것이 맞다.

5. 사실 ‘군수산업을 통한 민수용 기술획득’이라는 막연한 명제는 과거에도 그대로 적용된 것은 아니었지만, 점점 더 들어맞지 않게 되어가고 있다. 이번 정부 발표가 일부 시인하고 있듯이 오히려 그 역의 흐름, 즉 민수용으로 개발된 기술이 군사기술로도 원용되는 경우가 지배적 현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군수산업을 특혜적으로 육성할 명분이 축소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한편, 군수산업이 대형화되고 나아가 초국적화되는 추세도 따지고 보면 냉전 해소 이후 각국 군수산업에 국가주의적 논리보다 경제논리가 작동함에 따라 발생한 냉혹한 구조조정의 결과이지, 결코 정부 차원의 특혜적 방위산업육성정책 따위로 인한 것이 아님은 물론이다. 1990년대 미국과 유럽의 군수산업은 국방예산 감소와 정부의 특혜축소로 위축되는데, 심지어 전통적으로 ‘자주국방’ 노선을 표방하던 프랑스조차 국방예산을 줄이고 군수산업을 민영화하는 등의 개혁조치를 단행하게 된다. 이에 자구적으로 유렵과 미국의 군수산업들이 M&A에 나서게 되고 이것이 초국적 군수기업의 등장 추세로 이어지게 되었던 것이다.

6. 그런데 군수산업의 구조조정이 곧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결론에만 그친다면 또 다른 함정에 빠질 수 있다. 군수산업이 무기를 생산할 뿐만 아니라 종종 무장갈등도 생산하거나 적어도 그러한 상황을 기대한다는 사실 때문이다. 전 세계적인 군비수요 감소로 무기를 수출하기 힘들어진 각국, 특히 미국과 영국 등의 군수자본이 21세기 초입에 시작된 이른바 테러와의 전쟁에 환호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미국 부시 행정부의 고위인사들이 군수산업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었다는 것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2020년까지 연간 100억 달러 생산, 40억 달러 수출 목표달성, 5만 명 일자리 창출이라는 목표가 매우 비현실적인 것이지만, 설사 한국 방위산업체들이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해외 군수자본과의 M&A 혹은 합작 등을 통해서 그러한 목표에 도달한다 하더라도 그것을 성공이라고 말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통일로 나아가는 길에서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서 평화적이고 호혜적인 상생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국가적인 핵심적인 과제이다. 거대하게 성장한 방위산업 집단 혹은 강력한 이윤동기로 긴밀히 연결된 군산복합체의 존재는 한반도 주변의 군사위기를 고조시키는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남한은 지금도 북한의 GDP에 달하는 군사비를 지출하고 있고, 한국군은 유사시 휴전선을 넘어 북한을 점령한다는 군사전략을 급변사태 계획을 발전시키고 있다. 세계 3위의 무기수입국이란 떳떳치 못한 기록에다 다시 세계7위의 무기수출국이란 기록까지 더하려 하는 이명박정부의 군수정책은 한반도 군축과 긴장완화를 통한 한반도 평화구축을 거스르는 것이라 비판받아 마땅하다.

7. 정부는 “미국이나 중동에 치우친 방위산업 수출시장을 아프리카나 아시아로 늘려 방산수출 시장을 다변화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른바 ‘일반 재래식 무기들’을 대량생산 수출하여 세계 곳곳의 분쟁현장에서 사용되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이해된다. 이것이 G20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저개발국의 빈곤퇴치와 경제성장 지원을 주요의제 중 하나로 제안한 한국정부의 정책이라는 것이 놀랍다. 심지어 무기수출 증진을 위해 파병까지 고려하겠고 한다. 이 발상이 분쟁지역에 진출하여 이권을 챙기고 무기를 판매하는 전형적인 제국주의의 논리와 어떤 차별성을 가지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이미 한국은 미국이 부르면 어디나 가는 파병국가, 그리고 악명 높은 비인도적 무기인 집속탄 수출국가라는 오명을 지니고 있다. 참고로 분쟁지역에서 무고한 민간인과 특히 아이들에게 가장 장기지속적인 피해를 입히는 무기 중 하나가 집속모탄(集束母彈)을 통해 무차별 살포된 무수한 불발자탄(不發子彈)이다. 그러나 집속탄이나 재래식 무기로 다리를 잃고, 목숨을 잃은 민간인들과 어린이들에 대한 책임에 대해 우리사회는 의문을 던지거나 진지하게 고민해오지 못했다. 단지 방위산업이 얼마나 수출에 기여했는냐를 셈할 뿐이었다. 무기 수출은 다른 자동차, 반도체 수출과는 다르다. 무기수출 세계 7위가 불명예인지, 영예인지, 한국의 주요 수출품목이 자동차나 반도체여야 하는지, 무기여야 하는지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

8. 무기수출대국화를 지향하는 국방선진화 방안 계획은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 더불어 역대 한국정부가 취해온 방위산업 육성전략은 전면 재검토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 기회에 한국형 군산복합체가 야기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한 사회적 토론이 본격화되어야 한다. 대통령이 주도한 관계장관회의에서 세계 곳곳 분쟁지역에 ‘맞춤형 무기 수출’을 통해 무기수출 및 국방기술 세계 7위에 올려놓겠다는 목표가 공표되는데, 국회와 언론, 시민사회에서 윤리적, 정책적 반론이 제기되지 않는다면, 우리가 어떻게 ‘국격’을 말할 수 있겠는가? 이 점에서 야당 대표를 역임한 민주당 의원이 국감에서 군이 ‘대양해군’ 목표를 포기한 것 아니냐고 항의하고 ‘방위산업’의 전략적 육성을 주문하는 상황은 개탄스럽기까지 하다. 국방선진화 방안의 수정을 재차 요구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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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순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간사
T.02-723-4250 HP.010-3274-7755
110-043 서울시 종로구 통인동 132 참여연대 4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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